제 9회 '싱글맘의 날' 주최단체의 입양 폄훼에 대해 강력한 반성을 촉구한다
'싱글맘의 날' 연대단체들의 '입양의 날'을 비난하는 언설이 도를 넘고 있다. 이들이 주최한 컨퍼런스의 반(反)입양 주장에 대해, 전국입양가족연대는 다음과 같이 깊은 우려를 표하며 반성을 촉구한다.
해외입양인 제인 정 트렌카는 '입양의 날을 타도하며!'라는 제목의 글에서 한국정부가 입양의 날로 지정한 날을 '엿먹이는'(a big "Fuck You") 의미가 싱글맘의 날의 진짜 정신이라 했다. 어떤 사회운동도 같은 선상에 있는 약자끼리 적대관계를 유지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 입양가족 역시 이른바 '정상가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소수자로서, 뿌리 깊은 혈연중심주의에 의해 차별 받는 약자다. 그럼에도 싱글맘의 날 연대단체들은 '입양의 날 타도'를 자신들의 주장을 실현하기 위한 주요방편으로 삼았다. 지금껏 한국 사회가 원가정 보호를 위한 적극적 노력을 하지 않았음은 명백한 사실이며 이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는 데에는 입양가족들도 환영과 지지를 보낸다. 그러나 입양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한 우리 사회에는 시설의 집단양육이라는 후진적 현실이 엄존하고 있으며, 입양 활성화는 아직도 멀기만 한 목표이다. 이미 원가정이 포기하여 시설에서 살아야 하는 아동들의 참담한 현실을 외면하고 이에 대한 성찰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그들의 주장에, 우리는 분노를 금할 길 없다.
이들은 입양 아동 사망사건을 빌미로 입양과 아동학대를 연결하여 입양법 개정의 기초로 삼고 있다. 아동학대 가해자의 절대 다수는 친생부모가 차지한다. 핏줄을 신성시하는 한국 정서가 친권 박탈을 가로막아 빈번한 재학대로 이어지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그럼에도 입양가정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는 이유로 특정 가정형태에 초점을 맞추어 법을 개정한다면, 재혼가정, 한부모 가정의 아동학대에 대해서도 같은 대책을 강구할 것인가? 이러한 무분별한 주장이 지속된다면 차별과 편견의 낙인은 더욱 강해지고 진정한 해결책은 요원해질 것이다.
한편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소라미씨는 2011년 입양특례법 개정 전부터 출생신고는 의무였기에 미혼모의 익명출산은 본래 불법이라면서, 베이비박스의 아동유기 증가는 비약적 주장이라고 강변하였다. 과거부터 관행이 법을 앞서야 할 만큼 미혼모가 처한 현실이 가혹했음에도 원래 불법이었다는 냉혹한 말로 눈감아 버리는 태도에는 미혼모에 대한 진정한 배려를 찾아볼 수 없다. 베이비박스를 찾는 미혼모들이 출생신고에 대한 두려움 탓에 입양기관을 찾지 못함을 무수히 언급했고, 경찰청이 발표한 아동 유기살해 숫자는 날로 증가하고 있으며 언론에는 연이어 인터넷 불법입양이 보도되고 있음에도 이런 현실에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이 진정 전문가의 양심인가? 그는 미혼모가 출생신고 후 입양을 보내면 개정된 가족관계등록법에 따라 혼외자녀가 현출되지 않아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친양자 입양관계증명서를 당사자 동의와 상관없이 떼볼 수 있어 중요한 개인정보가 새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이에 대한 적절한 처벌조항조차 없다. 또한 소라미씨는 ‘헤이그 국제아동입양협약'에 가입한 노르웨이, 스웨덴 등의 나라가 민간 입양기관의 역할을 최소한으로 축소하고 핵심적인 입양 업무에 대하여는 민간이 개입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 북유럽국가의 국외입양은 민간입양기관에서 주요 업무를 전담하고 국가는 관리와 감독을 맡아 함이 정확한 사실인데도 왜곡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현실을 도외시하는 전문가들의 손에 약자가 처한 현실을 재단하는 법률 제정이 일임되면 어떤 비극이 일어나는지 우리는 지난 2011년 입양특례법 개정을 통해 체감했고, 앞으로 이보다 더한 재앙이 있을 수 있음을 남인순 국회의원의 입양특례법 전부개정안을 통해 예측한다. 법률가가 법과 현실의 간극에 대해 예민한 촉수를 갖지 못하면 기계적인 주장으로 현실을 예단하고 수많은 희생자를 양산하게 되는 것이다.
자신만의 정의실현에 도취되어 우리 사회의 음지에 소외된 약자를 외면하는 이들에게, 우리는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구한다.
하나, 입양가족을 모욕하고 입양을 폄훼하는 '입양의 날 타도' 주장을 멈추라.
하나, 입양제도와 아동학대를 단순원인과 결과로 연결 짓는 입양법 개정 주장을 그만두라.
하나, 시설에 방치된 아동들을 외면한 채 무조건 해외입양을 중단하라는 주장을 멈추라.
하나, 신생아 살해, 암매장, 인터넷 불법입양의 현실에 애써 눈감은 채, 유기아동이 늘지 않았다는 강변으로 현실을 왜곡하지 말라.
하나, 미혼모 복지와 입양활성화는 '모든 아이들이 가정에서 자랄 권리'를 위해 반드시 함께 해야 할 정책임을 천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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