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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를 반성한다- 서평

죽음을 생각하는 인문학적 자세; 실용적 안내서 제목만 보면 의사 개인의 경험을 담은 고백록으로 짐작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책은 의료현장의 속살과 생사에 관한 깊이 있는 사유로 가득하다. 한마디로 ‘죽음을 생각하는 인문학적 자세’를 반영한 실용적 안내서라 할 수 있다. 저자는 대형병원의 부와 명예를 뿌리치고 60세가 넘어 노인요양원 의사가 되었다. 그의 현장경험과 성찰의 깊이는 날카로운 표현력을 만나 책 속에서 빛을 발한다. 지금껏 죽음학 서적을 꽤 접했지만, 의료현장의 문제점에 대한 분석과 철학적 사유가 잘 버무려진 책을 만나는 일은 흔치 않았다. 노환의 어머니를 모신 나 자신도 노년에 들어서면서, 존엄한 죽음을 위한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터였다. ‘옛날 노인들처럼 ‘몸이 작년 다르고 올해..

북클럽 2025.02.15

서평 이벤트입니다.<의사를 반성한다>

​- 모집인원: 10명- 응모기간: 1월 9일(금)~1월 23일(금)까지- 응모방법 : 기대평을 덧글로 써주시고 이 서평이벤트를 자신의 블로그나 SNS에 스크랩해주세요. - 당첨되셨을 경우 솔직한 서평을 인터넷 서점(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 등 2곳 이상에 써주시면 됩니다.- 식물식평화세상상 후기란이나 이 게시물에 인터넷 서점에 올린 후기를 링크 주시면 확인하는데 큰 도움이되겠습니다~- 당첨자 발표 1월 23일(금) 오후 2시경감사합니다~~~ 출처: 사이몬북스 서평단 모집 10명 (1월 9일~23일) : 네이버 카페 ​

북클럽 2025.01.10

시[詩]어게인- 15 신부님, 제게 안수기도를

시[詩]어게인- 15 신부님, 제게 안수기도를  나무                                                               천상병      사람들은 모두 그 나무를 죽은 나무라고 그랬다.  그러나 나는 그 나무가 죽은 나무는 아니라고 그랬다.  그 밤 나는 꿈을 꾸었다.  그리하여 나는 그 꿈 속에서 무럭무럭 푸른 하늘에 닿을 듯이가지를 펴며 자라가는 그 나무를 보았다.  나는 또다시 사람을 모아 그 나무가 죽은 나무는 아니라고 그랬다.   그 나무는 죽은 나무가 아니다.  -------------------------------------- 며칠 전 팔순이 넘은 신부님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을 위해댁으로 향했습니다.노환으로 오래 병상에 계셨고 최근 들어 섬망증..

시[詩]어게인 2024.05.20

갓길로 들어설 용기

출장상담 후기> 갓길로 들어설 용기 -상담사 정은주 각각 폐암 4기와 인지 저하 증상을 지닌 노부부에 대한 출장상담 요청이 있었습니다. 방문 날짜를 잡기 위해 따님과 통화를 했을 때, 불과 나흘 전에 아버님께서 임종하셨다는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지금 경황이 없으실 텐데 상담 날짜는 미뤄도 괜찮습니다.” 제가 말씀드리자 따님은 어머니의 등록을 위해 방문해달라고 하셨고 다음날인 5월 1일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마포구 염리동의 골목을 따라 좁은 언덕길을 올라서자 오래된 주택가가 나왔습니다. 현관으로 들어서니 따님이 반갑게 맞아주셨고 연로하신 어머님은 지팡이를 짚고 인사를 건네셨습니다. 며칠 전 상을 치렀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평온한 분위기였습니다.78세인 모친은 심근경색과 뇌경색으로 인한 편마비와 함께..

시[詩]어게인- 14 온몸으로 하는 인사

시[詩]어게인- 14 온몸으로 하는 인사    수목장                                                   손택수  세상 잘난 척은 혼자서 다 하고 돌아다니다가기일이 오면 나무에게 무릎을 꿇는다비석 대신 정좌한 돌멩이들에게 머리를 숙인다허리를 숙인 풀잎들과 맞절을 한다아가, 그 맘 잊지 말거라설날 아침 절을 가르치시던 당신,마지막 가르침도 절이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을 위해출장상담차 방문한 댁의 따님으로부터 닷새 전 소천하신 아버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86세의 아버님은 1년 4개월 전 폐암 4기 진단을 받으셨답니다.체력이 너무도 약한 분께항암치료를 할 것인가를 두고 깊은 고민 끝에 치료를 않고 댁에..

시[詩]어게인 2024.05.03

시[詩]어게인- 13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

5월 3일, 뉴스타파 이시영 “저도 바닷가에서 자라 잘 아는데 바다엔 밀물 썰물이 있 잖아요? 그리고 파도가 좀 세면 어때요? 저 바다가 반드시 우리 애를 엄마 곁으로 데려다줄 거예요. 우리의 소원이 이 렇게 간절한데 바다가 왜 그걸 모르겠어요? 우리 애가 돌아 오면 내 곁에 하룻밤 푹 재워서 하늘로 돌려보낼 거예요. 그 거밖에 없어요. 지금 제 희망은······.” 중 --------------------------------- 10년 전 4월 16일 이후로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차마 미안하다는 말조차 할 수 없었던 그때 시인들은 영매가 되어 피울음을 토했습니다. 3년이 지나 세월호가 인양되던 날 강원도 어느 하늘에 숨막히는 구름이 떴습니다. 비행운도 아니고 합성도 아닌 ‘권운’의 한 형태라고 전문가..

시[詩]어게인 2024.04.16

시[詩]어게인- 12 나도 시인^^- 저녁 산책

저녁 산책 정은주 어둑한 산책길 땅에 떨어진 아기양말 하나 바쁜 나들이길 어느 엄마가 흘리고 갔나 다시 보니 양말 아닌 목련꽃잎 엄마나무가 서둘러 길 떠나며 아기양말 하나 놓고 갔네 내년이면 다시 데려올 테지 발걸음 옮기니 저 앞에 노인 한 사람 지팡이 짚은 걸음 위태롭지만 저물어간 그의 청춘을 안타까워하지 않기로 하네 길 끝에 올려다본 하늘 초승달 하나 애기 눈썹처럼 가늘게 웃고 있네 낯익은 웃음 하나 거기 걸렸네

시[詩]어게인 2024.04.11

청춘과 함께 첫사랑을 떠나보내고...

한겨레 창간주주인 나는 오랜 세월 애독자였다. 입양에 관해, 웰다잉에 관해 투고를 할 때마다 꼬박꼬박 잘 실어주던 한겨레. 한겨레 웹진과 '한겨레21' 에 글 연재를 시작하면서 책 '그렇게 가족이 된다'를 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언제부턴가 정치기사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이젠 한겨레를 받아보면 앞쪽은 빨리빨리 넘기면서 악취(?)를 참아야 했다. 간혹 찾아볼 수 있는 보석같은 기사를 발굴하기 위해. 지난 3월 24일 한겨레 구독에 종지부를 찍게 하는 기사를 만났다. 아래의 사진에 나온 칼럼이다. 이게 조중동 칼럼이 아닌지 눈을 의심했다. 정치혐오를 부추기는 수준낮은 글이 버젓이 논설위원의 이름을 달고 실렸다. 한겨레에 구독중지 전화를 했다. 석달간 무료로 더 받아보란다. 흉하게 변..

세상 읽기 2024.04.02

시[詩]어게인- 11 내 마음 속 영정사진

시[詩]어게인- 11 내 마음 속 영정사진 가끔 나의 영정사진을 생각합니다. ‘3년 전 찍은 프로필 사진으로 하면 될까? 더 지나면 나이 지긋한 사진으로 업데이트해야 겠지.’ 이제 영정사진 준비하는 것도 자연스런 나이가 됐습니다. 나날이 쇠약해지는 어머니를 보면서 작은 장례식에 대해 검색하고 영정사진도 염두에 둡니다. 이 모든 것이 나의 마지막과 오버랩되네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이라는 일본의 실버 센류* 모음이 있습니다. 노인들의 일상을 유쾌하게 담은 시집이라네요. 그 중에 하나 영정사진에 대한 시를 소개합니다. ------------------------------- 영정 사진 너무 웃었다고 퇴짜 맞았다 ----------------------------- 내 마음속 어머니의 영정사진은 오래..

시[詩]어게인 2024.03.28

시[詩]어게인- 10 사후대책의 꽃, 묘비명

시[詩]어게인- 10 사후대책의 꽃, 묘비명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은 유명하지요.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그럴듯한 번역이지만 원문의 은근함이 더 와닿네요.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중광스님의 간결한 묘비명도 울림이 큽니다. ‘괜히 왔다 간다’ 가장 가슴 깊이 새겨진 건 그리스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입니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다.’ "Den elpizo tipota(I hope for nothing), Den forumai tipota(I fear nothing), Eimai eleftheros(I am free)." 나..

시[詩]어게인 2024.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