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어게인- 14 온몸으로 하는 인사
수목장
손택수
세상 잘난 척은 혼자서 다 하고 돌아다니다가
기일이 오면 나무에게 무릎을 꿇는다
비석 대신 정좌한 돌멩이들에게 머리를 숙인다
허리를 숙인 풀잎들과 맞절을 한다
아가, 그 맘 잊지 말거라
설날 아침 절을 가르치시던 당신,
마지막 가르침도 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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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을 위해
출장상담차 방문한 댁의 따님으로부터
닷새 전 소천하신 아버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86세의 아버님은 1년 4개월 전 폐암 4기 진단을 받으셨답니다.
체력이 너무도 약한 분께
항암치료를 할 것인가를 두고 깊은 고민 끝에
치료를 않고 댁에서 지내시도록
가족 모두 합의했다고 합니다.
아버님은 숨 차거나 답답한 증상을 호소하신 적도 없고
댁에서 평소처럼 지내셨답니다.
마지막 열흘간 누워계시다 편안히 임종하셨다고 합니다.
왕진의사가 딱 한 번 진통제를 놓아드렸답니다.
임종 이틀 전에요.
이야기를 전해주시는
따님의 눈에서 눈물이 방울방울 흘러내렸습니다.
귀가길, 골목 계단을 내려온 후 혹시나 하고 뒤돌아보니
따님이 그때까지 서계셨습니다.
그가 전하는 인사에
저도 깊이 고개 숙여 인사를 보냈습니다.
그 마음이 어떤지 알기 때문에요.
그의 모습이 제 마음 속에 남아 부족한 솜씨로 그려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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