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어게인

시[詩]어게인- 14 온몸으로 하는 인사

디토1 2024. 5. 3. 19:08

[]어게인- 14 온몸으로 하는 인사

 

 

 

 

수목장

 

                                                 손택수

 

 

세상 잘난 척은 혼자서 다 하고 돌아다니다가

기일이 오면 나무에게 무릎을 꿇는다

비석 대신 정좌한 돌멩이들에게 머리를 숙인다

허리를 숙인 풀잎들과 맞절을 한다

아가, 그 맘 잊지 말거라

설날 아침 절을 가르치시던 당신,

마지막 가르침도 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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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을 위해

출장상담차 방문한 댁의 따님으로부터

닷새 전 소천하신 아버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86세의 아버님은 14개월 전 폐암 4기 진단을 받으셨답니다.

체력이 너무도 약한 분께

항암치료를 할 것인가를 두고 깊은 고민 끝에

치료를 않고 댁에서 지내시도록

가족 모두 합의했다고 합니다.

 

아버님은 숨 차거나 답답한 증상을 호소하신 적도 없고

댁에서 평소처럼 지내셨답니다.

마지막 열흘간 누워계시다 편안히 임종하셨다고 합니다.

왕진의사가 딱 한 번 진통제를 놓아드렸답니다.

임종 이틀 전에요.

 

이야기를 전해주시는

따님의 눈에서 눈물이 방울방울 흘러내렸습니다.

 

귀가길, 골목 계단을 내려온 후 혹시나 하고 뒤돌아보니

따님이 그때까지 서계셨습니다.

그가 전하는 인사에

저도 깊이 고개 숙여 인사를 보냈습니다.

그 마음이 어떤지 알기 때문에요.

 

그의 모습이 제 마음 속에 남아 부족한 솜씨로 그려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