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산책
정은주
어둑한 산책길
땅에 떨어진
아기양말 하나
바쁜 나들이길 어느 엄마가
흘리고 갔나
다시 보니
양말 아닌 목련꽃잎
엄마나무가 서둘러 길 떠나며
아기양말 하나 놓고 갔네
내년이면 다시 데려올 테지
발걸음 옮기니
저 앞에 노인 한 사람
지팡이 짚은 걸음 위태롭지만
저물어간 그의 청춘을
안타까워하지 않기로 하네
길 끝에 올려다본 하늘
초승달 하나
애기 눈썹처럼 가늘게 웃고 있네
낯익은 웃음 하나 거기
걸렸네

'시[詩]어게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시[詩]어게인- 14 온몸으로 하는 인사 (0) | 2024.05.03 |
|---|---|
| 시[詩]어게인- 13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 (0) | 2024.04.16 |
| 시[詩]어게인- 11 내 마음 속 영정사진 (0) | 2024.03.28 |
| 시[詩]어게인- 10 사후대책의 꽃, 묘비명 (1) | 2024.03.19 |
| 시[詩]어게인- 9 이순耳順, 새로운 세상 (0) | 2024.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