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어게인- 9
이순耳順, 새로운 세상
고광애 작가는 아들 임상수 감독의 권고로 책들을 내게 됩니다.
팔순이 훌쩍 넘은 최근의 책은 ‘나이 드는 데도 예의가 필요하다’.
50, 60이 넘으면서 그가 들은 말은
‘젊어서는 참 예쁘셨겠네요’였고,
지금은 ‘정정하다’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의 다음 말이 재미있네요.
‘에이구, 아직 숨을 쉬시네~’라는 소리를 들을 날이 머지않았다는 것.
젊은 세대가 나이든 이들에게 무심코 던지는 덕담(?) 속에
깃들어 있는 무심함, 또는 무례함을
노작가는 예민하게 잡아냈어요.
얼마전 노인 혐오발언을 하는 젊은 세대에 대해
저의 어머니가 한말씀 하시더라고요.
“지들은 안 늙나?”
제가 냉큼 답했죠.
“쟤들은 안 늙어요. 절대로.”
왜냐하면
젊은 시절엔 자신이 늙는다는 걸 상상할 수 없기 때문에.
노인이 됐을 땐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에.
나 역시 50살 때 반백살이라며 나이를 희화화 하기도 했지만
이순이 됐을 때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는 꿈에도 몰랐죠.
이제는
김용택 시인이 노래한 이순,
지난날들을 지우는 나이라는 데에 깊이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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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
김용택
내 나이
올해로 이순耳順, 세상물정 모르는 바 아니나,
시 몇편 써놓고
밖에 나가니
세상 부러울 게 없다.
너희들은,
내가 이렇게 잠시나마
끝없이 너그러워지는 그 이유를 모를 것이다.
내 나이
이순, 살아온 날들을 지우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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